전기차 보급 초기에는 ‘보조금’이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원해주니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줄었고, 덕분에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보조금 규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어떤 해는 예산이 조기 소진되기도 하고, 어떤 해는 차종별로 지원 한도가 축소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보조금이 줄어드는 지금, 전기차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일까요? 이 질문은 많은 소비자가 실제로 고민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보조금 시대의 그림자와 현실
전기차 보조금은 초기 보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내연기관차보다 제조 단가가 높고, 배터리 가격이 부담되는 상황에서 보조금은 소비자가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보조금 의존 구조의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보조금 없이는 전기차 판매가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본질적 과제는 미뤄졌던 것이지요.
또한 일부 소비자들이 보조금만 노리고 전기차를 구매해 단기간에 되팔거나, 충전 인프라에 대한 이해 없이 구매 후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보조금은 성장의 불씨였지만 동시에 시장의 왜곡을 낳기도 했습니다.
보조금 이후에도 남는 장점들
그렇다면 보조금이 줄어드는 지금, 전기차는 여전히 선택할 만한 매력이 있을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 첫째,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주행거리가 과거보다 훨씬 길어졌습니다. 200km 남짓하던 전기차가 이제는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고, 초급속 충전으로 20분이면 대부분 충전이 끝납니다.
둘째, 유지비 측면에서 여전히 유리합니다. 전기요금은 휘발유, 경유 대비 훨씬 저렴하고, 엔진 오일 같은 소모품이 필요 없기 때문에 관리 비용도 적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차량 가격에서 아낀 보조금보다 유지비 절감 효과가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아닌 가치로 선택하는 시대
보조금 시대가 저물어 간다는 건 전기차가 ‘특별한 선택’에서 ‘당연한 선택’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이제 보조금만 보고 전기차를 고르지 않습니다. 충전 편의성, 장거리 운행 가능성, 가족과의 라이프스타일 적합성 같은 종합적인 가치를 따집니다.
마치 스마트폰 초기에 보조금과 요금제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성능과 브랜드 가치로 고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전기차 역시 이제 가격보다 ‘삶의 편리함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선택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입니다.